“세상에는 두 개의 역사가 있다. 하나는 황태자에게 보여 줄 종이에 가득한 거짓의 역사와 하나는 대담하게 폭로된 비밀의 역사인데, 이것이야말로 역사를 본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소설가 발자크는 예리하고 심각하게 이 한 마디로 역사의 진상을 정의하였고 후세 사람들이 역사를 읽는 것에 하나의 뚜렷한 “경계선”을 그어 주었다.......
중국의 수많은 역사는 황제의 “칼”아래 기술된 것이며......어느 제왕이든 결함에 “빌붙은” 한패의 어용문인을 교사하지 아니한 자가 없고, 자신의 얼굴에 “하늘을 대신하여 정의, 천자의 덕을 행한다.”는 금자를 엉망으로 써 갈겨썼다.....마치 제왕들은 개개인이 모두 적선이 이슬을 마신 “천자”이고, 황위는 하늘이 내려준 것과 같이 여겼으며, 태어나면서부터 도탄에서 서민 백성을 구원해야하는 책임을 떠맡은 “천직”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사실 제왕도 사람이다. 제왕이 “신단(神壇)”으로 다가가게끔 했던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중국의 수천년을 통틀어 보는 것이었다. 또 그들 개개인 모두는 일 만년을 살고 싶어 했지만, 어느 누구도 “만세(万歲)”의 천수가 “200세”를 초월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제왕도 사람인 것이다. 그들도 인품과 덕성에 높고 낮음의 구분과 성격 분열의 결점도 있었으며 그들의 어떠한 잘못된 선택이 큰 손실을 초래하여도 항상 백성들에게 비교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고가는 역사서 중에서 이러한 서술에 대해서는 왕왕 결점이 있게 마련이었고 이 결점을 덮기 위해 겉보기에 좋게 꾸몄던 것이다......이것은 진실하고 공정 타당한 역사가 아니다.
진시황이 창조한 “천고제일제(千古第一帝)”의 이면에는 그가 선단을 찾으려 했던 우매함이 더욱 두드러지게 한다. 이세민이 창립한 “정관성세(貞觀盛世)”의 뒤에는, 그가 형제간에 살육을 행하고, 강제로 동생의 아내를 범하는 등 음흉하고 악랄했다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 징기스칸이 유라시아 대륙을 누볐던 그 뒤에는, 그가 사람을 무수히 살육했고 수천 수만의 여자를 거느린 패도(覇道)였다고 부각되어 있다. 측천무후가 “최초의 여성 황제”가 될 수 있었던 배후에는 정부를 모아두는 음란하고 불명예스러운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역사이며 갖가지 자태와 우여곡절, 자유분방함의 역사이다. 이러한 역사를 우리는 거울로 삼아야 하고 이로서 각성해고 수용하며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2. 제왕에 관하여......
기원전 221년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이래로 1911년에 신해혁명이 발발하여, 청(淸) 정부가 전복되기까지, 봉건제도는 중국에서 2천여 년 간을 지속해 왔다. “중국 역사 기념표”상에는 233명의 크고 작은 황제 항렬이 있으나 그 중에 수많은 “방자한 황제”, “꼭두각시 황제”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중국 역사의 “공명비”상에서 그들의 이름은 뒷면에 있으며, 진취적으로 남겨지다 혹은 비장하게 떨어지다, 훌륭한 명성을 자손만대에 남기다 혹은 오명을 남겼다는 “주석”이 새겨져있다. 이러한 제왕들 중에는 세상에 이름을 떨치며 위엄을 겸비한 뛰어난 한 세대의 맹주로서의 진시황과 징기스칸이 있다......그들은 어떤 때는 중국 역사상 제 일의 황제였으며 어떤 때는 중화(中華)를 위하여 넓디넓은 강역(疆域)의 영역을 공략하였고......그들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해본 적이 없고, 후에도 행하는 자가 없을 것이다.”라는 패업의 웅대한 계획을 처음 시도하였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볼 때 그들의 이러한 공명(功名)도 “사람을 죽여 그 시체가 들에 가득하고, 피가 흘러 그 피로 씻어낸 역사”위에서 세워졌다. 그들이 책에 쓴 역사는 후세 사람들에게 존경과 경외를 받고 보기만 해도그 대단함에 몸서리를 치게 한다. 반면 유방이나 주원장 처럼 본래는 “무뢰한” 출신이나, 역사의 호기 및 각 개인의 노력에 의지해 새로운 왕조를 세운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악함”과 “잔혹함”은 여전히 그들의 풍부하고 위대한 업적을 기재한 역사서에 의해 피비린내 나는 바탕색으로 칠해져 있다. 그들의 인생 경력은 중국 역사에 하나의 또 다른 “풍경”이다.
3. 비밀에 관하여......
“덕을 겸해야 삼황(三皇)이요, 공적이 뛰어나야 오제(五帝)이고, 이 둘을 겸하여 황제의 칭호를 취해야 황제라고 일컫는다.”
봉건제도시기에 황제는 천하 지존이며, 그의 말은 금과옥조요, 또 그의 행동은 천하에 모범을 보인다. 황제가 큰소리로 한마디 외치면 천하가 모두 뒤흔들리고, 황제의 인품과 덕성, 성격, 개인의 기호, 재능의 높고 낮음은 국가 정국의 미래 출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역대의 왕조와 시대의 제왕은 모두 수천수만 신하들의 눈꺼풀 아래에서 생활해 왔다. 크게 제위에 올라 천하를 다스리고 일에서부터 작게는 천자가 친히 소실에게 가서 차를 마시며 연극을 본 사소한 일까지 하나하나 궁궐의 문건에 기록되지 아니한 것이 없다. 그러나 황제의 지고한 존엄성과 봉건 통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역대의 왕조와 시대의 국사를 편찬한 필자들은 모두 위정자의 공적과 은덕만 노래하고, 악인의 본래 모습은 감추어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 능사였다. 황제의 죄과는 다소 소홀히 하여 기록하지 않고 겉치장에만 사력을 다했다......더욱이 황제의 감정 생활과 후궁 비사에 초점을 맞추었다. 적게 몇 자 적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묘사하여 얘기하듯 썼다. 이것이 바로 “눈치를 살피며 황제를 말하는” 것이다. 또 역대의 몇몇 문인 시인 중에는 야사에 흥미를 두고, 제왕들의 “비밀”을 기록하는 이가 적니 않았다......하지만 그 상세함과 확실함의 여부는 고증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연유로 중국의 저명한 군왕의 “입장을 헤아려 만들어낸” 이 《중국 제왕들의 사생활》은 우리에게 최대의 창작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전면적이고 명확하게, 공평 타당하게 중국 역대 군왕들의 오랜 세월 동안의 공적과 죄를 재현하려는 창작의 목적을 명쾌하게 하였다. 창작의 시각에서, 우리는 “대(大)역사”의 사유방법을 힘써 개척하려 하였고 또 “주석”의 방식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모든 제왕들이 세계 역사의 큰 그림자에 가려 질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이 한사람 한사람의 중국 역사의 “유명인”을 통해 알게 하도록 하였다......중국 역사의 “뒷문”에서 걸어 나와 그들에게 다가간다......비밀이란 본디 역사의 존재물이지만 일찍이 천하에 명백히 밝혀진 적은 없었다. 진상을 따지고 원인을 살펴 우리가 역사를 완전하게 이해하게 하며, 옛일을 인용하여 오늘의 거울로 삼아, 우리에게 제왕의 오랜 세월동안의 공적과 과실을 변증법적으로 통찰하게 하고, 명확하게 정제하여 그 의의가 가치를 발하게 하는 것이 바로 역사의 비밀이다.역사의 현기는 아마도 이 하나 하나의 “비밀”속에 숨어있을 것이다......
4. 본문의 “징기스칸”에 관하여......전쟁은 그의 명성을 천만년 후세에 남기게 하였다. 정복은 그가 전쟁에서 이기는 보물의 무기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의 제일 큰 기쁨은 정복이다. 천하를 모두 정복하는 것은 내 생애 최고의 꿈이다” 이는 얼마나 기세양양한 통쾌한 기분인가? 얼마나 웅대한 영웅의 기개인가? “40개국을 멸망시키고 서하를 평정하다”는 징기스칸의 신화를 말해주며 사람들을 탄복하게 만드는 정복심 또한 그에게 무궁무진한 부드러운 마음씨를 가져다주었다. 서하공주나 금국 공주는 물론이고 누구를 막론하고 그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 누가 그의 인간적 매력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정복이 아니라 하겠는가?
사람들이 도처에 연기가 나고 피비린내 나는 도살과 정복의 시기를 생각하면 만회의 생각이 들지만 누가 그의 전쟁사에서 만들어낸 위대한 업적을 질책할 수 있으랴?
우리 모두 함께 숭배의 마음을 가지고 군신이 만들어내는 영웅의 기적을 귀담아 듣자
이 책은 그의 역사적인 출신으로부터 시작하여 그가 제왕으로 된 이야기와 사생활, 또한 지금까지 숨겨져 왔던 징기스칸의 모든 비밀을 밝혀주고 있다.
목차
1. 너는 우리 몽고 군신의 부활이로다........./
8백여 년 전 어느 봄날.. 광대한 몽고의 대초원이 신록으로 뒤덮이고 따뜻한 기운이 다시 돌아올 때 즈음이었다. 부르테(징기스칸의 아내)는 정신이 없는 가운데에서도 마치 온 몸에서 금빛을 뿜어내는 듯 한 용사가 그녀의 흉금으로 돌진하는 듯 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계속 복통을 느꼈고 결국 쓰러졌다........./ 남편은 매우 기뻐하며 갓 태어난 아들을 받아 들고는 웃으며 말했다. : 핏덩이를 손에 쥐고 인간 세상에 나왔으니 너는 우리 몽고 군신의 부활이로다. 너를 태무진이라 부르리라.
2.나는 절대 당신의 정절을 의심하지 않는다........./
태무진은 곧 장성했고 그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유랑 생활은 태무진에게 일찍이 약육강식의 잔혹함을 알게 해 주었다........./ 갓 결혼하여 얻은 아리따운 아내가 적에게 강제로 능욕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에도 태무진은 너무나도 차분하였다. 그는 집안에서 가장 귀한 여우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두 손에 받쳐들고 몽고 내에서 가장 실력 있는 케레이트족 토그릴 옹칸에게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당신은 저의 아버지이십니다........./ 태무진은 배가 튀어나올 정도로 불러 오른 아내를 위로하며 말했다. : 나는 절대 당신의 정결을 의심하지 않소. 이 복중의 태아는 나의 혈육이오........./
3. 그녀는 교태를 부리며 수줍은 듯 말했다. : 대왕(khan)은 진정한 신이시며........./
타타얼푸(塔塔儿部)가 죽고 양부인 칸 왕도 몽고의 왕인 태무진의 초원을 누비는 발걸음을 막을 수 는 없었다........./ 징기스칸은 말을 타며 쉬지 않고 달렸고 자신의 병력과 세력범위도 점점 확장해 나갔다. 그의 야영지의 금빛 휘장도 나날이 커져만 갔다. 왕의 금빛 휘장 뒤에는 미인과 자식들이 넘쳐났다........./ 후스태얼(瑚思帖儿)는 교태를 부리며 수줍은 듯 말했다. : 대왕(khan)은 진정 신이시며 전쟁에서 절대 패하지 않는 전쟁의 신이십니다........./
4. 하지만 나는 너의 아버지 칸(khan)의 여인이다........./
사분오열된 몽고 초원은 수년 뒤 결국 징기스칸의 큰 깃발아래 통일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막대한 공로도 여전히 그의 광활한 포부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그는 관리들과 의논하여 의식과 제도에 관한 법을 세우는 동시에 자신의 포부를 드넓은 하늘 끝을 향해 펼쳤다........./ 부왕은 매우 바빠서 총애하는 여인들을 다 돌보지 못해 마음속에서 살펴보기로 하였다. 조용히 요염한 비단 휘장을 들고는 들어왔다........./ 수줍게 웃으며 말하였다. : 하지만 나는 너의 아버지 칸(khan)의 여인이다........./
5.내가 바로 인간과 신의 천왕이다........./
아름다운 대초원 많은 적들이 그에게 복종하였고 징기스칸의 삶도 빠르게 흘러갔다........./ 그는 무당의 칼이 이미 그를 향해 있음을 알지 못했다. 덩마이련(禿馬惕人)들은 미녀를 진상하는 책략으로 그에게 비수를 던질 계획을 실행하였다........./ 그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 초원의 진정한 주인이며 이 세상의 천왕이니라........./
6. 여자를 정복하고 천하를 정복하는 것은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일이다........./
오색 깃발이 하늘을 덮고 만 마리의 말이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징기스칸은 중원의 부유한 국가인 대금국으로 쳐들어갔다. 몽고군이 가는 곳마다 바람에 초목이 쓰러졌고, 성을 공격하면 성이 무너졌고, 적을 살상하면 적이 반드시 패하였다. 계속하여 돌진하니 고요한 부락의 집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번화한 성읍은 폐허로 변하였다. 징기스칸이 대금국 황제의 여자를 보고 웃으며 말하길: “너의 부드러운 아름다움이 정복하려는 나의 발걸음을 능히 잡고도 남는구나, 여자를 정복하고 천하를 정복하는 것은 내가 가장 즐거워하는 일이니라........./”
7. 나는 사생아가 아니다. 또 강산을 원하지도 않는다........./
몽고의 기병들은 대금국의 산수를 마음껏 정복하였다. 하북, 산동, 산서는 이미 징기스칸의 소유가 되어버렸다. 구름처럼 혹은 꽃봉오리처럼 피어오르는 수백 여인들의 미소를 접하면서도, 또 전쟁터의 수를 알 수 없는 자식들의 살상을 접하면서도, 그는 여전히 어떤 아이에게 칸(khan)의 직위를 주어 어떤 황후를 웃게 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단지 황제의 계보로 인해 일어나는 다툼만을 지켜 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성내며 꾸짖어 말하길, “나는 사생아가 아니다........./ 또 강산을 원하지도 않는다........./ ”
8. 도시를 모조리 쓸어버려라. 하나의 살 길도 허용하지 마라........./
징기스칸은 병서를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수십 년간 말 위에서 겪은 전쟁의 생애는 피실취허(적의 주력을 피하고 약한 곳을 골라 치는 방법), 성동격서(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방법) 등의 전술을 완벽하게 익히게 되었다. 화츠즈모(花刺子模)지역 또한 곧 그의 적수가 못 되었다. 8일만에 도성이 정복당하고 국왕은 어찌할 줄 몰라 급하게 도망하여 외딴 섬으로 몸을 숨겼다. 부릅뜬 눈으로 반드시 보복하리라는 징기스칸의 노한 목소리는 외쳤다. “도시를 모조리 쓸어버려라. 1명도 살려두지 말고, 집한채도 남겨두지 마라.” 캐러밴(아랍의 상인들)을 살해했던 주모자들도 징기스칸에 의해 금을 용해시키는 수도관 입구로 눈, 코, 귀가 씌어 질식해죽게 되었다.
9. 나는 계속하여 영원히 쉬지 않고 살생하기를 원한다.
화츠즈모를 정벌 후 온 대지에는 피비린내가 진동하였다. 남자들은 몽고군의 화살 아래 고독한 혼령이 되었고 여자들은 전리품이 되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조차도 별 수 없이 징기스칸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천하에 탄식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징기스칸에게 적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징기스칸은 서역의 풍경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나는 살생하기를 원한다. 영원히 쉬지 않고........./"
10.그는 또 다시 유쾌한 정복의 길을 떠날 것이다........./
징기스칸은 웃으며 야률에게 말했다. "내 일생 중 가장 행복한 일은 나라를 정복하는 것이었다. 천하를 정복하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내 발 밑에 무릎 꿇었지........./ "환갑을 넘긴 그는 다시 한 번 군마에 올라 정복을 향해 길을 떠났다........./ 이번 장정을 끝으로 그는 그의 전부인 초원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광활한 영토를 정복했고 그 누구도 그가 정복한 영토의 규모를 측량해 내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