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해외신간자료 > 일어권 서   명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유다 저   자 : 핫토리 마유미 출판사 : 분   류 : 언   어 : 분   량 : 512 발행일 : 2006 ▣Short Summary 누가 그를 배신했는가? 불세출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남긴 수수께끼. 신의 선택을 받은 만능 천재... 화가이자 조각가, 과학자, 의사, 음악가이기도 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숭고하고 품위 있는 매력을 내뿜는 그의 주변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귀족의 장손이면서 레오나르도에게 흠뻑 빠져 화방의 제자가 된 프란체스코. 절세의 꽃미남이면서 천방지축으로 주변 사람들을 휘저어놓는 살라이. 그리고 레오나르도의 재능을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는 독설가 인문학자 파올로. 천재 레오나르도의 매력을 열정적으로 그려내며 그가 남긴 [모나리자]의 수수께끼에 다가선다. 레오나르도를 둘러싼 인간들의 일상과 그들의 스승에 대한 열병에 가까운 사랑과 존경, 서로 간에 느끼는 질투· 증오심이 아름다운 레오나르도의 작품 설명과 함께 세밀히 묘사된다. 두 손에 땀 쥐는 추리소설을 기대하고 책을 펼친 독자라면 다소 따분하게 여겨질지 모르나 한편, 연극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펼쳐지는 작가의 문장력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수학, 물리학, 건축학, 의학, 철학, 미술, 음악 등 수많은 분야에 범상치 않은 호기심과 재능을 보인 레오나르도의 모습이 매력적이다. 강자에게는 당당하게, 약자와 동물에게는 한없이 상냥하고 겸손한 레오나르도. 그와 직접 접한 모든 사람들을 정신적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매력은 너무도 완벽한 나머지 오히려 진정한 이해자를 얻지 못한 그의 고독한 삶을 엿보게 한다. 이렇다 할 역할도 없는 살라이를 왜 오랫동안 곁에 두었고, 유언장에까지 이름을 남겼을까, 하는 부분에 착상하여 모나리자의 모델을 살라이로 풀어나가는 플롯은 이미 [거짓말쟁이와 모나리자]의 저자 코닉스버그가 펼친 바 있어 우리에게 생소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뤄지는 [유다], 레오나르도에 의해 처음으로 예수와 같은 테이블에 앉혀진 타락자이자 이 작품에서 말하는 [소외자]가 결론적으로 그의 임종까지 지킨 애제자 프란체스코로 그려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레오나르도에게 호의적인 시각을 지닌 제자 장과 독설가 파올로 조비오의 냉소적인 시각을 큰 축으로 삼은 이야기전개와 레오나르도를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정교한 묘사, 그리고 레오나르도의 인생과 작품을 혼신을 다해 설명한 부분이야말로 판화 화가인 핫토리 마유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과연 책을 읽고 나서 그의 그림들을 보고 싶어졌다. [다빈치 코드]의 세계적인 붐에 이어 금년에 영화도 개봉되는 이 시점에서 그의 인생과 작품세계에 다가서는 새로운 작품으로 선보이기에 충분할 것이다. ------------------------------------------------------------------------------------- ▣저자소개 핫토리 마유미 1948년 도쿄출신. 현대사조사 미학교(現代思潮社 美學校)졸업 후, 가노 미츠오에게 동판화 사사. 84년 제 10회 프랑스 현대미술전에서 비브리오텍 드 잘 상을 수상했고 이 때 파리에서 있었던 시상식의 추억을 소설로 쓴 [시간의 아라베스크]로 87년 제 7회 요코미조 마사시(横溝正史)상 수상. 저서로는 [이 어둠과 빛] [1888 토막살인자 잭] [쉼멜] 등 8편. 요코미조 마사시상은 긴다이치 고스케(金田一 耕助)라는 명탐정을 만들어낸 작가 요코미조를 기려 1981년부터 매년 가도카와 서점에서 주최하는 추리소설상이다. 요코미조의 전통적이면서도 환상· 탐미적인 문체와 내용이 계승되었다는 점에서 핫토리 마유미의 등단은 [요코미조의 부활]이라고 까지 일컬어지며 주목받았다. -------------------------------------------------------------------------------------- ▣목차 프롤로그 조반 프란체스코 멜치 1장 1479~1499년 조반니 피에트로 리치 2장 1511~1516년 파올로 조비오 메모 1 마르칸토니오 메모 2 교황 메모 3 라파엘로 메모 4 레오나르도에 대한 다른 견해 메모 5 레오나르도 다 빈치 메모 6 [성 요한] 3장 1499~1517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몽상 4장 1506~1519년 조반니 피에트로 리치 5장 1524년 파올로 조비오 론바르디아, 밀라노에서 1일째 2일째 3일째 4일째 5일째 6장 1528년 조반니 피에트로 리치 에필로그 조반 프란체스코 멜치 --------------------------------------------------------------------------------------- ▣본문 내용 프롤로그 프란체스코와 조반니(장)와의 첫만남. 프란체스코의 모친이 둘째아이를 낳다가 타계, 보모로 고용된 마이아의 아들 장은 다섯 살인 프란체스코의 하인이 된다. 1장 어느 날 저택을 찾아온 레오나르도, 프란체스코와 장은 그를 몹시 따르며 매력에 빠져든다. 두 아이는 그의 상냥함과 친절함, 위대함에 제자가 되고 싶다는 공통된 소망을 품는다. 하지만 점차 넘지 못할 신분의 벽을 느끼는 장과 달리 아무런 거리낌 없이 레오나르도와 함께 하는 프란체스코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장. 레오나르도의 여러 제자 중에는 [동성애자]라는 뜻을 지닌 소도마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청년 살라이가 있었다. 소도마는 불순분자, 살라이는 외모에 걸맞지 않는 언행이 [작은 악마]라는 별명대로 고삐 풀린 망아지와 같다. 2장 파올로. 둘도 없는 친구 마르칸토니오를 몇 년째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친우는 흑사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와의 이별은 씁쓸한 추억이었다. 뛰어난 해부학자인 마르칸토니오가 덮어놓고 칭송하는 레오나르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친구의 아름다운 얼굴을 멍청한 무아지경에 빠뜨린 자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말다툼으로 끝난 친구와의 이별. 파올로는 사울리 추기경의 후원으로 로마 상류층에 진출, 급기야 바티칸에 머물게 되는데 레오나르도에 대한 극찬과 뒷소문을 접하며 여전히 냉소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그러나 그와 그의 작품(성 요한)과 맞닥뜨리면서 애써 지켜온 견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5장 레오나르도 사후, 파올로가 그에 관해 책으로 펴내고 싶다며 프란체스코를 방문한다. 파올로는 맹목적인 레오나르도 찬사에 고역을 치루면서도 유산으로 프란체스코에게 물려진 작품과 수기를 접하고 처음으로 레오나르도에 대한 지난날의 평가를 후회한다. 그의 인간성, 종교관, 동성애에 대한 소문의 진실여부 등을 실제 제자들을 만나며 확인해 나가는데 유독 살라이와의 만남을 프란체스코가 방해한다. 레오나르도와 가장 오랜 세월을 함께 한 제자, 살라이. 기어코 그를 만나려는 날 밤 살라이는 얼굴 모를 괴한에 의해 살해되고, 겁에 질린 파올로는 바티칸으로 귀가한다. ----------------------------------------------------------------------------------------- ▣ 발췌 번역 최후의 만찬 (p.31 ~ ) 그 곳은 도미니코회 수도사의 교회였다. 살아있는 군중들... 그림은 북쪽벽 전체에 그려져 있었다. [최후의 만찬]. 그리스도의 마지막 만찬을 그렸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 가운데 계시는 게 예수 그리스도이고 나머지가 열두제자라는 것도. 하지만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았다. 무서울 만큼. 마치 마술 같았고 보자마자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봤던 만찬 그림과는 전혀 달랐다. 사람들이 정말 살아서 위치한 것처럼 보인다. 목소리도 들려올 것 같다. 살아서 거기에 있고, 입을 뗀 순간 얼어버린게 아닐까?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마술에 걸린 그림은 마법사가 주문을 외우면 다들 움직일 것만 같다. 게다가 어느 누구의 머리에도 후광이 없다. 유다도 없다. 식탁 맞은편에 있어야 할 유다가 없다니, 이건 [최후의 만찬]이 아닌가? ......아아, 여기 있었구나! 가운데 앉으신 예수님 옆으로 두번째, 그린 얼굴 순서로는 세 번째이지만 혼자 예수로부터 몸을 멀리하려는 모습이다! 오른손에 예수를 팔아넘긴 돈주머니를 쥐고 있는 자. 이토록 엄청나다니! 장이 묘사한 레오나르도의 모습 (p.283 ~ ) 회화, 조각, 건축, 해부, 수학, 하늘에서 땅까지, 그리고 물의 운동에서 물체의 움직임, 역학이라는 것까지... 삼라만상 모든 것에 스승님은 관심을 가졌고 눈길이 하늘로 향했다 싶으면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주변에 있는 그 어떤 자도 따라잡을 수 없는 몽상에 잠겼다 싶다가도 뜬금없이 우물로 향하더니 석탄과 석황에 여러 가지를 더 섞어서 만드셨다는 탈모제라는 것을 팔에 바르신다. 그 어떤 학자보다 더 깊은 사색에 잠겼다 싶더니 그 어떤 귀부인보다 더 신경써서 몸단장을 시작하신다. 스승님의 팔이나 손으로는 과연 그가 화가임을 알아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곱디 고운 귀부인의 손이다. 늘 다마스크 장미향수나 라벤더 물을 바르고, 손톱 끝까지 깔끔하게 손질하신다. 그의 일상생활을 알아갈수록 눈이 휘둥그레지는 일투성이었지만 점차 놀라는데에도 익숙해지면서 그저 스승님의 생각을, 행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려해 드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많은 칭송자와 수많은 제자들에게 둘러싸인 스승님은 혼자 있는 시간 또한 매우 좋아하셨기 때문이다. 라파엘이 말하는 모나리자(p.206 ~ ) "레오나르도 선생의 작품을 아직 보시지 못하셨군요" 라파엘로가 중얼거렸다. "훌륭한 부인상을 그리고 계십니다. 제가 그린 초상화 따윈 부족하기 이를 데 없는 흉내에 불과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라파엘로는 느릿느릿한 움직임으로 방구석으로 가더니 책상에서 한 장의 그림을 들고 왔다. "똑같은 자세 아닙니까? 옆으로 약간 비튼 몸, 포갠 두 손. 흉내지요" 과연 자세가 비슷했다. 레오나르도가 이런 부인상을 그리고 있다면 이는 분명 자세의 참신함이라는 부분에서는 라파엘로를 앞질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꺼내온 그림은 소묘에도 못 미칠 정도로 간략한 것이었고, 듬성듬성 그어진 크레용 선으로는 아무런 느낌도 오지 않았다. "피렌체에서 처음 봤습니다. 10년전이였지요" 라파엘로는 말을 이었다. "아직 소묘 위에 약간의 착색만 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살아있었고 찬란하게 빛났습니다. 확연히 공기조차 달랐습니다. 그런 초상화는 난생 처음 보았습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이걸 그렸고, 그 뒤로 몇 명이고 계속해서 같은 자세로 그려보았지요. 레오나르도 선생께서는 바티칸에 그 그림을 가지고 가셨습니다. 아직도 손을 보고 계십니다." "10년 전 그림에 아직도 손을 대고 계시다고요?" 라파엘로는 허공에 시선을 둔 채 고개를 끄덕였다. "엄청나고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묘사입니다. 틀림없이 세계 최고의 초상화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가 처음으로 도달한 회화요, 저는 발치에도 못 미칩니다. 조비오 님, 당신께서는 마자초의 그림을 아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선생은 마자초의 호흡을 터득했고, 승화시켰습니다. 마자초의 작품에 감동받으신 당신께서 왜 아직도 그의 그림을 안 보셨는지요" 생소한 고뇌의 그림자가 라파엘로의 얼굴에 드리웠다. 나는 비로소 그의 말을 믿었다. 반발할 말이나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