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해외신간자료 > 일어권 서   명 : 색으로 읽는 중세유럽 저   자 : 도쿠이 요시코 출판사 : 분   류 : 언   어 : 분   량 : 238 발행일 : 2006 ▣ Short Summary 노란색(황색)에 부수적으로 있는 패배의 이미지. 권력과 부적의 색으로서의 빨강 아름다우면서도 어쩐지 기분이 이상한 초록 15세기에 대 유행한 검정- 당시의 사람들은 색깔에 어떤 이미지를 담았을까? 색채가 가득 넘친 시대는 어떻게 해서 시작되었고 그 끝은 어떻게 되었는가? 여러 가지 색으로 중세 유럽인의 감정생활을 다시 되돌아본다. 색채문명의 중세 권위와 부적의 빨강(적색) 왕부터 서민까지의 파랑(청색) 자연감정과 초록(녹색) 매우 싫어했던 노랑(황색) 색의 가치 전환 중세인의 심성 ------------------------------------------------------------------------------------------ ▣ 저자소개 도쿠이 요시코 (德井淑子) 1949년 출생.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대학원 인간문화연구과 박사과정단위취득. 현재,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생활과학부 교수. 전공은 프랑스 복식･문화사 저서로는 <복식의 중세> <중세 의생활지> 공동저서로 <컬러판 세계복식사> <중세유럽에서 산다> 등이 있다. ------------------------------------------------------------------------------------------ ▣ 목차 들어가며 [슈렉]과 중세유럽 /색을 발견한 12세기 서장: 색채문명의 중세 황색과 줄무늬의 파자마 룩 / 컬러풀한 중세와 흑백의 근세 / 검은 옷과 프로테스탄트 / 색을 둘러싼 논쟁 / 중세 문학 속의 색 / 보라와 다홍(스칼렛) / 채색책에서 인쇄책으로 / 언어기능을 갖는 색 / 무예경기의 다채로운 색 제1장: 중세의 색채 체계 백･ 흑･ 적 3색에 의한 색채 체계 / 중세인은 어떤 색을 좋아했을까 / 빨강(적색)은 가장 아름답다 / 물은 백색 / 기사의 순결을 나타내는 흰색 / 빛은 흰색일까 금색일까 / 추악하고 위험한 검정 / 슬픔이라는 악덕 / 금발의 이즈와 하얀 손의 이즈(중세 시인들에게서 전해져 내려오는 켈트족의 전설) / 하얀 돛과 검은 돛· 제2장 : 권위와 부적의 빨강(적색) 적색의 바리에이션 / 빨강머리와 왼손잡이 / 깍지벌레로 만든 다홍(스칼렛) / 켈메스(Kermes)염료 1그램에 604개의 벌레 / 패자(貝紫-동물염료의 종류로 조개에서 얻는다)의 기억 / 권력자들의 빨간 상복 / 빨간 옷의 의사 / 광물지에 의한 보석의 효능 / 지혈･ 악귀 없애기･ 독 피하기 / 빨강에 감추어진 바램 제3장 : 왕부터 서민까지의 파랑(청색) 야만민족의 색에서 성모마리아의 색으로 / 파랑인가 짙은 보라인가 / 농민이 몸에 걸치는 페일(pale) / 예절과 지식의 색 / 성실을 나타내는 색 / 기만의 증표 / 브뤼겔의 [파란망토]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 속이는 사람과 속는 사람 / ｢술고래에 경박스러운 영국인｣의 색 제4장 : 자연감정과 초록(녹색) 삼림이 만든 초록의 심벌 / 청춘과 사랑의 색 / 유럽의 계절감과 5월 / 오월제와 수렵을 위한 초록색 옷 / 특별한 날의 화려한 옷 / ｢초록색 옷을 입고 산에 갈 마음이 들지 않는다.｣/ 중세의 결혼 / 초록색으로 장식된 산실 / ｢초록색의 포도｣/ 인생의 흥망성쇠 / 음란의 죄 제5장 : 매우 싫어했던 노랑(황색) 사람을 배제하는 노랑 / 제4회 라테라노 공회의의 가혹한 시책 / 유태인과 노란색 / ｢그 녀석은 황갈색이다｣라는 중세 프랑스어 / 노란색의 비유-슬픔과 노여움 / 기사를 농락한 ｢노란 명주옷을 입은 부인｣ / 광대와 아이 / 장발장의 노란 통행증 제6장 : 어린아이와 예술인의 미파루티(miparti-세로로 색 구분이 된 옷)와 줄무늬 색 조합의 의미 / 광대옷의 미파루티 / 많은 색을 사용한다는 것을 경계 / 창부의 표시 / 운명의 여신 / 악사를 향한 멸시감 / 궁정고용인과 미파루티 / 미파루티를 입고 결혼식에 참석/ 교육으로서의 가정고용 제7장 : 문장(紋章)과 미파루티의 정치성 정치적 주장 / 입성식은 성대한 스펙터클 /도시의 자치권과 왕권의 균형 / 파란 모자인가 하얀 모자인가 / 역대 ｢왕의 색｣/ 파리시 공무원의 유니폼 / 영국점령하의 파리 / 3색이 아닌 2색 / 왕의 명령에 순순히 따르는 것과 왕이 신하에게 옷을 내리는 것 제8장 : 색의 가치전환 검은색의 유행 / 죽음의 색 -검은색 ･노란색･ 탄닌색(황백색) ･진한 보라색 / 장부에 남아있는 유행색 / 목가적인 것에 대한 동경 / 슬픔의 발견 / 물방울모양의 유행 / 검은 옷을 입은 여자와 탄닌색 옷을 입은 여자, 어느 쪽이 불행할까 / 검은 색 유행의 범 유럽성 / 지성의 심벌로 종장 : 중세인의 심성 심성의 전환기로서의 중세말기 / 색에 관한 배제와 연대의 사회 / 색의 트릭과 메시지 / 추상적 이상과 구체적 현실의 왕복 / 시각의 우위 / 색채라고 하는 표상세계 ------------------------------------------------------------------------------------------------ ▣ 발췌번역 들어가며 [슈렉]과 중세 유럽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되었고 신세기 애니메이션이라고 불리는 영화 [슈렉] (2001년)에는 유럽 중세 문명이 낳은 색의 이미지를 훌륭하게 사용한 부분이 있다. 이 영화는 긴 장화를 신은 고양이, 백설 공주와 같이 동화에서 따온 캐릭터가 가득 들어있고 갑옷과 투구를 갖추어 입은 기사와 문장이 그려진 깃발을 펄럭이고 있는 성이 나오는 장면 등 중세의 이미지도 충분히 담겨 있다. 주인공 슈렉이 불을 내뿜는 용의 성에 붙잡힌 피오나 공주를 구하러 간다는 스토리도 중세의 기사도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 주인공 슈렉은 뼈를 갈아 빵으로 만든다는 무서운 전설로 유명한 식인도깨비이다. 큰 머리에는 양초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기묘한 귀가 좌우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추한 모습보다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이 초록 얼굴이다. 하지만 슈렉은 외모와는 달리 마음 씀씀이가 부드러운 인물로 위험에는 아랑곳없이 피오나 공주를 구출한다. 슈렉은 아름다운 피오나 공주에게 반하지만 사실 피오나 공주에게는 밤마다 못생긴 여자로 변하는 비밀이 있었고 두 사람의 사랑은 마지막에야 이루어진다. 피오나 공주는 시종일관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있고 못생긴 여자로 변신할 때에는 슈렉과 같이 초록색의 피부를 갖고 있다. 추함을 나타내는 초록색 피부와 아름다운 피오나 공주를 나타내는 초록색의 드레스, 이렇게 상반된 아름다움과 추함을 초록색으로 나타내는 것이 바로 중세의 색의 세계이다. 게다가 초록색의 피부는 다소 노란빛을 띠는 어쩐지 기분 나쁘게 빛나는 초록색이고 아름다운 드레스는 선명하고 침착한 느낌이 나는 짙은 초록색으로 색의 미세한 느낌까지 나누어 사용하고 있는 것도 수준급이다. 중세의 초록색도 봄에 깨어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색인 동시에 혼란과 파괴를 나타내는 ｢악마｣의 색이기도 하다. 피오나 공주가 입고 있는 드레스의 초록색이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이것 역시 중세의 이미지 그대로 사용되었다. 5월의 색인 초록색이 청춘과 사랑을 나타낸다는 것은 중세초록색의 심벌이기 때문이다. 초록색이 사랑의 느낌을 나타내기도 하고 악마의 공포감과 추함을 나타내기도 한다는 것은 중세 유럽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던 색채감정이다. 이 책은 이러한 색에 대한 이미지를 중세유럽으로 한정해서 살펴보려고 한다. 즉 중세의 사람들이 자연의 색에 어떤 감정을 실었고 어떻게 색을 창조했으며 여기에 사회는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가를 명확히 밝히려고 한다. 이것을 반대로 말하자면, 색을 통해 중세 사람들의 마음과 사회상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중세 사람들은 색에 어떤 감정을 담았을까. 그리고 색으로 나타나는 사람들의 감정으로 중세의 어떤 모습을 알아낼 수 있을까. 색을 통해 역사를 서술하는 것은 프랑스의 중세학자 미쉘 빠스튀로의 최근 저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중세의 문장(紋章)학자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색채문화사가로서 유럽의 긴 역사 중 중세의 색채 관념을 알 수 있는 매력적인 저서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색도 사실은 역사적 경위가 있음을 비로소 알렸고 일본인들에게 당연했던 색의 이미지가 의외로 유럽의 색의 세계에도 있음을 알려주었다. 특히 각 시대에 있었던 색의 의미를 더욱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 의복의 색이기 때문에 복식사가인 저자에게 색에 관해 더욱 조사해야 한다고 일찍부터 고무시킨 것도 이 학자였다. 의복은 생활의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 색은 생활감정을 더욱 확실하게 반영한다. 많은 생활용품 중에서 색이 언급되고 그것이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옷과 장식품이다. 중세 사람들은 어떤 색깔을 어떤 기분으로 몸에 걸치고 있었을까 혹은 사회 속에서 어떤 색깔의 옷이 어떤 이미지를 나타내고 그 옷에서 무엇을 알아낼 수 있었을까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의복의 색에 관련된 탐색을 유럽 중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색을 발견한 12세기 중세라고 해도 이 책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12세기부터 15세기이다. 일반적으로 중세라고 하면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5세기후반부터 비잔틴제국이 멸망한 15세기중반까지로 10세기나 되는 긴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 하지만 색에 관한 정보가 풍부하게 남아 있는 것은 12세기경으로 이 시대에는 색에 관한 관심이 한층 높아져 중세말기에 피어나는 색채문화의 발판이 되었다. 이미 알고 있듯이, 12세기는 로마네스트양식에서 고딕양식으로 변환을 마치고 성당을 화려한 색채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시기이고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삽화를 넣은 책도 제작된 시기이다. 동방으로부터의 학문유입과 고대학문에 관한 관심으로 색채에 관한 관심도 확대되고 세속적인 이야기가 속속 등장하면서 색이 등장하게 된 시기이다. 플랑드르지방의 모직물산업 번성으로 아름다운 색으로 염색된 옷감이 일상생활을 장식하게도 되었다. 소설문학과 조형예술의 창작으로 색의 세계가 밖으로 나타나기까지 우리는 이 혁명적인 12세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또한 색의 의미를 알기위해 문학과 도상의 표현도 빠뜨릴 수 없기 때문에 이 시대의 다양한 문화가 필요하다. 의복의 색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고문서로 의생활의 실태를 조사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 색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당시 문예물에 나와 있는 표현들이다. 중세의 문학작품은 쓰인 시대의 풍속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고 그것을 걸치고 있는 인물의 설정이 이야기의 문맥 속에 확실히 나타나 있기 때문에 그 복식의 의미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야기문학과 사본삽화 등에 그려진 의복의 색깔을 통해 중세 사람들의 의식에 있는 색의 이미지를 밝히는 것을 기본작업으로 한다. 중세 사람들이 갖고 있던 이미지를 근거로 이 책이 모든 장소에서 인용하고 있는 것은 15세기 전반에 프랑스어로 쓰인 [색채의 문장]이다. 이 책은 세실이란 이름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문장관(紋章官)으로 일했던 저자가 중세 유럽의 색에 관한 의미론을 집대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책이다. 중세의 색에 담겨있는 의미를 알기에는 편리한 책이지만 색의 의미가 어떻게 해서 생성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이 이 책에서는 중요하기 때문에 [색채의 문장]을 깊이 다루지는 않겠다. 색의 이미지가 생성된 경위를 알아내는 것이야 말로 사람들의 생활감정을 알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색상마다 나누어서 장으로 만들었고 각 장에서는 테마로 된 색의 의미론을 완결시켰기 때문에 어느 장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단 서장에서는 중세가 얼마나 색채가 풍부한 시대였는지를 총설로 서술하는 동시에 문학과 미술, 그 밖의 기록에서 어떻게 색의 의미를 알아낼 수 있는지와 이 책이 다루는 자료 등을 서론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제1장에서는 색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어떤 색조를 무슨 색이라고 부를 것인가를 기본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역사 속의 색을 다루는데 있어서 조금 문제가 되는 것이 색의 명명이다. 이런 명명으로 불리는 색이 정말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색의 이름일까? 현대에는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물을 푸른색으로 하지만 중세 유럽 사람들은 물은 하얗다고 했다. 우리들은 태양을 빨갛다고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노랗다고 한다. 어떤 색을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가가 바로 색의 문화이다. 이런 현상이 역사 속에는 많이 있고 그 역사 속에 있는 색의 미묘한 차이를 전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자의 기록에 의해 색의 의미를 파헤쳐가는 이 책이 다소 이러한 상황 위에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백･ 흑･ 적 3색에 의한 색채 체계 [색채의 문장]에는 색의 의미만 적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제2부의 처음부분에는 색의 ｢기초와 종류｣로 이름붙인 한 절이 있는데 여기에는 소박하게나마 색채 체계를 시도하고 있다. 이것을 기반으로 이 책에서는 기본적인 색의 이미지를 밝혀보려고 한다. 중세 사람들에게 중심이 된 색은 어떤 색이고 그 속에 내포된 의미는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 색과 대립되는 색은 어떤 것이었을까. 색의 이미지를 알기 이전에 색을 가리키는 말과 실제 색조와의 관계를 예전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데로 사용해도 좋은가 하는 것이 색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한편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이미 알고 있듯이, 7색의 무지개가 발견된 것은 1704년 뉴턴의 [광학]에 의해서이다. 태양의 백색광은 프리즘을 통과하면 빨강(적)･오렌지･노랑(황)･초록･파랑(청)･남색･짙은 보라색의 스펙트럼(spectrum)으로 나누어진다고 알려졌고 이 7색의 무지개 색에서 흰색(백색)과 검은색(흑색)이 무채색으로써 과학적으로 나누어지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때 보다 훨씬 이전의 중세 사람들에게는 흰색과 검은 색을 다른 색과 구별한다는 개념은 없었다. 하지만 이 두 색을 색채체계의 테두리로 하는 의식은 있었던 듯한데 이는 흰색과 검은색을 무채색으로서 구별할 준비는 되어 있었다는 의미이다. [색채의 문장]에서는 색의 체계를 양 끝에 ｢흰색｣과 ｢검은색｣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간쯤에 ｢빨강｣이 있고 그 빨강과 흰색 사이에 ｢옅은 노란색｣과 ｢노란색｣이 있고, 또 빨강과 검은색의 사이에 ｢보라색｣과 ｢초록색｣이 있다고 하고 있다. 매우 성긴 구분이지만 이것이 중세의 색채체계인 것이다. 흰색과 검은색 사이에 있는 다섯 가지의 ｢중간색｣을 결정하는 것은 따뜻함과 차가움, 축축함과 건조함이다. 즉, 축축할수록 또 따뜻할수록 검은색에 가까워지고, 건조하고 차가울수록 흰색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섬세한 설명은 되지 않지만 그 밖의 색은 중간에 있는 다섯 가지 색에서 파생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으로 보아 확실히 흰색과 검은색은 그 밖의 많은 색과 구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흰색과 검은색이 양 끝에 있고 그 가운데 부분에 빨강이 위치한다는 설명처럼 중세 사람들이 실제로 흰색과 검은색, 빨강의 3색을 중심으로 색을 인식했다면 그것은 정말 매우 원초적으로 색을 구별한 것이 된다. 왜냐하면 흔히 ｢바린과 케이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색인식과 문명화의 관계를 설명한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우선 빛의 색(즉 흰색)과 어둠의 색(즉 검은색)을 알고 나서 빨강(적색)을 알게 되는 것이 맨 처음의 단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바린과 케이는 98종의 언어에서 색을 부르는 이름을 비교했는데 문명화와 함께 색에 대한 인식이 넓혀지는 과정은 어느 언어에서도 공통적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색의 이름이 없는 언어에서도 최소한 어둡다(검은색)와 밝다(흰색)라고 하는 두 개의 말은 있다고 했고 이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사람이 최초로 인식하는 것이 흰색과 검은색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문명이 다음의 단계로 진행되면 빨강을 나타내는 말이 생기고 제 3단계에서는 초록 또는 노란색이, 제 4 단계에서는 초록의 인식이 빨랐던 곳에서는 노란색의 말이, 노란색의 인식이 빨랐던 곳에서는 초록이란 말이 생긴다는 것이다. 제5단계에서는 파랑색, 제6단계에서는 갈색, 제 7단계에서는 보라색이나 오렌지색과 같이 문명화와 함께 색의 수를 늘려나간다. 이 이론에 따라서 살펴보면 유럽 중세의 사람들은 노란색은 물론 파란색과 오렌지색(중세의 프랑스어에는 금잔화색이라고 한다)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미 고도의 문명단계에 있었다고 유추할 수 있지만 흰색･검은색･빨강을 중심으로 한 색의 체계에는 원초적인 모습이 남아있었음을 알 수 있다. 흰색･검은색･빨강의 3색을 중심으로 한 중세 색깔의 시스템은 빠스튀로가 조사한 문장 배색에 관한 결론에도 지적되어 있다. 그는 문장에 쓰인 색의 조합을 1만2천 건의 경우로 통계를 내서 조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색의 조합은 흰색으로 대표되는 밝은 색 (문장용어로는 금과 은)과 검은색으로 대표되는 어두운 색 (또는 파란색과 초록)의 조합, 혹은 밝은 색과 빨강의 조합이 전부라는 것이다. 즉, 금과 은의 조합이든가, 파란색과 초록의 조합이든가, 빨강과 검은색의 조합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화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중세의 색채체계는 흰색･검은색･빨강의 세 극으로 구성되고 흰색에 대립하는 색으로서 검은색과 빨강의 두 색이 있다고 결론내고 있다. 금과 은은 같은 종류의 색이고 파란색과 초록 그리고 검은색이 같은 종류의 색으로서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눈으로 볼 때, 금과 은이 밝은 색의 범주에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되도 파란색과 초록, 검정색이 하나의 그룹으로 묶였다는 것에는 이상함을 느낄 것이다. 밝은 파란색도 있을 것이고 연한 초록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래부터 파란색과 초록, 검은색은 색상이 다르다. [색채의 문장]의 색의 체계 안에서도 빨강과 검은색 사이에 적자색의 퍼플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은 그렇다고 해도 초록이 검은색에 근접해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현대인에게는 초록과 검은색이 명확하게 다른 색이지만, 중세의 사람들에게는 초록과 검은색이 같은 종류로 느껴지는 색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