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개>
경제학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처럼 바라볼 수 있을 뿐 두 손에 얻을 수는 없는 것일까? 경제학이란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과 원리일까? 수학을 못 하는 사람은 경제학을 이해할 수 없을까?
대답은 NO이다. 경제학은 우리 현실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이 책은 경제에는 관심이 많으나 경제학을 어려워하는 당신이 찾고 있던 쉽고 재미있는 경제학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경제의 규칙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어렵고 두터운 경제학 서적을 보고 주눅들 필요 없다. 이 책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제 상식을 배워보자.
경제를 모르는가? 상관없다. 이 책이 세심하게 알려줄 것이다. 관리를 모르는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이 책이 당신을 능숙한 관리자로 만들어줄 것이다. 투자를 모르는가? 그 역시 괜찮다. 이 책이 당신에게 돈 버는 길을 안내할 것이다.
당신은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경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얻게 된 경제 지식들로 당신의 삶은 더욱 여유롭고 윤택해 질 것이다.
<목차>
제1장. 소비의 현상-흙탕물
노부인의 집 사기
눈 속의 석탄 배달
전신(電信) 책임자가 목욕하러 가다
천정부지로 값이 치솟는 행운의 숫자
월마트가 매일 내놓는 적정가격
휴가와 경제성장
쉬르셩(旭日升) 아이스티
약값은 ‘밑 빠진 독’
‘체면’을 위한 소비
제2장. 소비의 이론-흙탕물이 맑은 물로 변하다
물과 보석의 가격대비
왜 소비를 부추기는가
립스틱 속의 학문
노름꾼의 주머니는 영원히 비어있다
가격을 경시하다
말 엉덩이와 오늘날의 철로
팔기 위해서라면 용 한 마리도 깎아준다
와하하(娃哈哈)와 슈퍼 지에빠(解覇)
마이크로소프트! 미안합니다
제3장. 소비의 비밀-대어(大魚)를 만지다
야오밍(姚明)의 광고 계약
자동차 할인의 배후
할인 속의 ‘수분’
값싼 비행기표
정(情)에 호소하는 광고
남다른 광고
고객의 충성도를 키워라
잠재 고객을 발굴하라
소비자를 분류하라
손님은 왕이다
무(無)가 유(有)를 이기는 마케팅
건물을 팔 때의 행위경제학
제4장. 소비의 원칙-대어(大魚)가 되지 말라
헛돈 쓰지 말라
호기심에서 벗어나라
가격 속의 음모
다각도 분석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집을 사는 선택
수지타산이 맞는 유학 방법
진료 받는 비결
집 사지 말기 운동
고수들의 겨루기
제5장. 투자의 이론-황금과 돌멩이
주식제도의 탄생
콜럼버스의 계약
결혼으로 얻는 4대 수익
수익과 투자금의 비교
총알 한 개의 효용
닭과 달걀의 배가 되는 원칙
아마존에 투자하라
시간이 곧 돈이다
미녀 투표의 선택
제6장. 투자의 원칙-황금이 돌멩이가 되게 하지 말라
도박은 동전을 남길 뿐이다
사자와 토끼
양둥(楊東)의 인생철학
강철대왕의 원칙
주의력을 잡아라
위험을 계산하라
‘튤립’투기
복권, 도박 그리고 투자
제7장. 투자의 방법-돌멩이가 황금이 되다
즐거워도 주식, 슬퍼도 주식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주식 신(神)’의 투자
자기 스타일대로 투자하라
자본평균법
기본 분석법
‘어미돼지’와 ‘새끼돼지’의 투자
개인 투자자의 건의
‘투자 천재’의 경고
‘월가(Wall Street) 대부’의 원칙
제8장. 협상의 이론-장기의 원칙
케이크 나누기와 ‘협상’
부부의 텔레비전 채널 다툼과 ‘협상’
희극 속 지혜로운 돼지의 협상
자리다툼
싸움닭 두 마리의 조우전(遭遇戰)
원숭이와 모자
술집과 소수의 사람들
해적들의 금 나누기
제9장. 협상의 원칙-생활 속의 장기
솔로몬의 지혜에 도전하다
거짓말쟁이, 바보 그리고 구두쇠
교통 체증 이야기
원숭이 무리의 협상과 도덕 선생
공공의 비극
식당안의 협상공모
협상과 법률의 탄생
소크라테스와 보리이삭 이론
어울리는 가문의 혼사
서약을 지키는 것과 사랑의 협상
<본문 발췌>
P117~ 콜럼버스의 계약
1492년 있었던 위대한 사건을 아는가? 그렇다. 그것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사건이다.
콜럼버스는 원래 이름 없는 일개 선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훌륭한 항해가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와 꿈이 있었다. 당시 포르투갈에서는 아프리카를 거쳐 인도에 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으나 콜럼버스는 아프리카를 거칠 필요 없이 서쪽을 향해 항해하다보면 인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1484년부터 포르투갈 국왕에게 자신의 생각을 건의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492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스페인 국왕과 여왕의 동의를 얻어 8년 만에 자신의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게 된다.
1492년 8월, 이미 마흔한 살의 나이가 된 콜럼버스는 마침내 스페인 여왕 이사벨의 지지 속에 120명의 선원을 배 세 척에 나누어 태우고 서쪽을 향해 항해에 나섰다.
1492년 10월 12일, 30여일의 항해 끝에 그는 북미 바하마 제도의 산살바도르 섬에 도착했다. 그 후, 콜럼버스는 다시 세 차례의 항해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 연안에 도착했고 답사를 마쳤다.
이로써 콜럼버스는 서양인 최초로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실 아메리카 대륙을 인도로 오인한 것이었다. 서인도제도라는 명칭은 이 일을 계기로 생겨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콜럼버스가 항해의 신세기를 열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콜럼버스의 이 위대한 업적을 가능하게 했던 에너지원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콜럼버스가 아무런 사심 없이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콜럼버스는 항해를 건의했던 8년 동안, 또 성공을 거둔 그 순간에도 자신이 해 낸 일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그는 스페인의 국왕과 여왕을 상대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국왕과 여왕은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에 대해 종주권을 가졌다. 대신 콜럼버스는 대서양 해군 총독에 임명되었으며 새로 발견되는 지역에서 얻어지는 모든 수익의 10%를 가질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직접 교역 활동에서 최고 8분의 1의 권리를 차지하는 것을 승인받았다. 또한 이후 신대륙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10%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었으며 그 자신이 스페인으로 운송하는 화물은 면세 혜택을 받았다.
이것은 세계를 변화시킨 계약이었다.
콜럼버스가 거둔 수확은 그가 쏟아 부은 8년이라는 세월과 모든 자본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탐험은 무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거대한 잠재수익을 보장하는 행위로 인식되게 되었다.
1519년 마젤란이 항해탐험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을 때에도 스페인의 국왕은 새로 발견한 영토에서 얻는 이익의 20분의 1은 마젤란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또한 그가 미래의 토지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당시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항해탐험을 떠나는 것은 영예로운 일일 뿐만 아니라 커다란 부를 축적하게 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렇게 이익을 전제로 하는 계약 덕분에 유럽의 행해탐험가들은 새로운 영토를 발견했다는 소식과 기록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새로운 육지나 섬을 발견할 때마다 이름을 짓고, 자신이 속한 나라의 영토에 포함시켰다.
중국 명대(明代)의 장군 정화(鄭和)는 1405년부터 1433년까지 62척의 배를 지휘하여 일곱 차례나 원정에 나섰다. 그의 발길은 중국해와 인도양뿐만 아니라 타이완에서 페르시아 만까지, 더 멀리는 중국인들에게 황금의 나라로 알려진 아프리카에까지 미쳤다.
중국인의 시점에서 볼 때, 당시 세계의 절반은 이미 중국의 손아귀에 있었고, 무적의 해군까지 갖추고 있었으니 만일 중국이 하려고만 했다면 나머지 절반도 어렵지 않게 중국의 세력 범위 안에 넣을 수 있었다. 즉, 콜럼버스보다 100년이나 앞선 시기에 정화는 콜럼버스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화가 출항하기 전 황제와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을까? 물론 불가능했다.
더구나 정화와 그가 이끄는 항해 선박은 모두 황제 개인의 소유로 정화의 업적은 한차례의 정치적인 순시에 불과했다. 그리하여 정화는 신대륙을 발견하지 못하였고, 세계 경제사(經濟史)상 콜럼버스의 이름은 남았으나 정화의 이름은 남지 못한 것이다. 비록 정화가 전대미문의 업적을 남겼다 하더라도 말이다. 정화는 후대에 길이 남을 대서사를 남겼으나 그의 자손들은 콜럼버스의 언어와 기술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시장경제시대에 모든 경제 행위는 경제학의 자본-수익 분석 원칙에 부합되어야 한다. 물론 무역을 통한 이익만이 경제 범위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 군사, 문화 등을 통해 얻는 이익 역시 그 일부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자 노트
경제적 이윤은 다른 이익보다도 기초이며 우선시 되는 이익이다. 예상되는 거대한 수익이 보장된다면 그만큼의 투자와 이익창출을 거둘 수 있다.
개인이든 국가이든 실질적인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멀리 내다본다면 끊임없는 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제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행동이다.
P196~ 케이크 나누기와 ‘협상’
한 외국기업의 신입사원선발 면접시험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출제되었다. 응시자들은 하나의 케이크를 여덟 조각으로 나누어 여덟 사람에게 나누어 주라는 지시를 받았다. 단, 반드시 케이크 상자 안에 한 조각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 이상한 문제에 대해 어떤 응시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면접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어떤 응시자들은 매우 간단하게 문제를 해결했다. 그들은 여덟 조각으로 나눈 케이크 가운데 일곱 조각을 먼저 일곱 사람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남은 한 조각을 케이크 상자에 담아 여덟 번째 사람에게 주는 것이었다. 회사 측은 이 문제를 통해 응시자들의 창의력을 쉽게 시험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케이크를 나누는 이야기를 여러 영역에 응용해 볼 수 있다. 일상생활은 물론 상업계, 국제 정치계, 또 늘 값을 흥정해야 하는 곳이나 총수익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도 말이다. 총수익을 하나의 큰 ‘케이크’로 보자.
이 커다란 케이크를 어떻게 나눠 가질 것인가?
우리는 가장 쉽게 절반씩 나누어 갖는 방법을 떠올려 볼 수 있다. 한쪽이 케이크를 2등분하면 나머지 한쪽이 먼저 절반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법에서 만일 케이크를 공평하게 딱 절반으로 가르지 못했다면 이익을 보는 것은 먼저 케이크를 가져가는 쪽일 것이다. 그러므로 케이크를 자르기로 한 쪽은 반드시 케이크를 공평하게 잘라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최후통첩협상이다.
이 방법은 사실 공평함을 보장할 방법이 없다. 사람들은 케이크를 자르는 쪽의 기술이 좋지 않거나 부주의하여 케이크가 다른 크기로 잘리는 경우가 많아서 케이크를 자르지 않은 쪽이 좀 더 큰 반쪽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대로라면 누구도 케이크를 자르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케이크를 자르는 기술이 미숙해서 상대방에게 이익을 줄 가능성은 매우 적다. 그러므로 비록 양쪽이 모두 상대방이 케이크를 자르고 자신이 먼저 케이크를 자져가길 바라더라도 대치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는 안 된다. 대치하는 시간으로 인한 손실이 케이크를 자르고 가져가는 것을 미루어서 얻는 이익보다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대치의 결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며 수익이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현실생활에서 수익이 축소되는 방식은 매우 복잡해서 각기 다른 상황에 다른 속도를 가진다. 당신이 어떻게 나누어 가질지 흥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이스크림 케이크라고 생각해 보자. 어떻게 나눠 가질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동안 케이크는 이미 녹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는 생활에서 이런 일을 자주 겪게 된다.
테이블 위에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놓아두고 샤오주엔이 샤오밍과 분배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만일 샤오밍이 동의한다면 그들은 계약에 따라 케이크를 나누어 가질 것이고, 샤오밍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케이크는 완전히 녹아버려 아무도 케이크를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현재, 샤오주엔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녀는 샤오밍에게 케이크를 얻을 수 있느냐 얻지 못하느냐의 선택권을 주었다. 설령 그녀가 자기 혼자 케이크를 다 먹어버리고 샤오밍에게는 케이크를 자른 칼이나 핥게 한다하더라도 샤오밍은 그거라도 핥아 먹을 것이냐 아니면 한 입도 먹지 못하느냐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게임규칙에 따르자면 샤오밍은 분명 만족하지 않고 다시 분배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케이크를 나누는 것은 일회성 협상이 아니다.
사실상, 케이크를 나누는 것이 하나의 동태적인 협상이 되면 이는 곧 흥정협상의 기본 모델이 된다. 작게는 일상생활 속의 상품 매매에서 크게는 국제무역이나 중대한 정치담판에 이르기까지 흥정의 문제가 존재한다.
옛날에 한 몰락한 귀족의 후손 갑이 있었다. 갑은 너무 가난하여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가보를 대부호인 을에게 팔기로 했다. 갑은 가보를 적어도 은화 200냥은 받고 팔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을은 그것을 은화 300냥까지는 쳐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경우, 만일 흥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갑의 가보에 대한 흥정가격은 은화 200냥에서 300냥 사이가 될 것이다. 흥정과정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정리해 볼 수 있다.
먼저 을이 가격을 제시하면 갑이 받아들이거나 다시 흥정을 하려 할 것이다. 이때, 만일 을이 갑이 요구하는 가격에 동의하면 협상은 순조롭게 끝나는 것이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흥정은 끝나고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2단계 동태 협상의 문제이다.
우리는 동태협상문제의 밀고 당기는 원리를 이용해 이 거래의 과정을 분석해야 한다. 먼저 두 번째 단계가 곧 최후 단계의 협상임을 보아라. 갑의 흥정가가 은화 300냥만 넘지 않는다면 을은 거래 조건을 받아들일 것이다.
첫 번째 협상 단계로 다시 돌아가 보자. 갑은 을이 내 놓은 은화 300냥을 넘지 않는 선에서 어떤 가격에도 거절을 표한다. 만일 을이 제시한 290냥에 갑이 동의한다면 갑은 290냥에 가보를 팔게 되는 것이다. 만일 갑이 이 가격에 동의하지 않고 두 번째 단계에 299냥까지 값을 올리더라도 을은 그 가보를 살 것이다. 두 상황을 비교해 봤을 때, 두 번째 단계가 갑이 흥정을 잘 한 것이 된다.
어떤 독자들은 이미 눈치 챘을 것이다. 이 예시 속에서 대부호 을이 먼저 가격을 제시하고, 그 다음에 몰락한 귀족의 후손 갑이 흥정을 한다면 그 결과 갑이 큰 이익을 보게 된다. 즉, 나중에 값을 제시하는 사람이 우위에 서는 것이다. 이는 케이크를 나눌 때 맨 나중에 조건을 내거는 사람이 케이크 전부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사실상, 을이 협상론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계획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이 나중에 가격을 제시하거나 갑이 다시 흥정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조건으로 먼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때, 을이 제시한 가격이 은화 200냥만 넘는다면 갑은 기꺼이 을에게 가보를 팔 것이다. 왜냐하면 갑은 이미 마음속으로 200냥이라는 액수를 정해 두었고,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갑은 돈 한 푼 얻지 못한 채 계속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협상이론 가운데 이미 증명되었듯 협상의 단계가 홀수일 때에는 먼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이 우위에 선다. 반대로 협상의 단계가 짝수일 때에는 나중에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이 우위에 서게 된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거래는 어떠한가?
예를 들어, 대다수의 소매점에서는 물건에 가격이 적혀있다. 사는 사람은 그 가격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더 싸게 살 수 있는 다른 가게를 찾아볼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간단히 말해 ‘받아들이거나 포기하거나’규칙이다. 급여를 정할 때라면 상황은 조금 나아진다. 노조가 먼저 액수를 제시하면 회사는 그것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한다. 회사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면 회사는 반대 의견을 내 놓거나 노조 스스로 자신들이 요구한 액수를 조정하기를 기다린다. 양측이 서로 행동하는 순서는 법률이나 관습에 따라 정하기도 하고, 그 순서 자체가 책략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협상에서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시간이 곧 돈이다.’라는 사실이다. 협상을 길게 끌수록 나누어야 할 케이크는 작아진다. 그러나 이때 양측이 여전히 타협을 원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만을 얻고자 한다면 그것은 협상의 대가를 뛰어넘는 것이어야 한다.
영국의 소설가 디킨스의 《황량한 집(Bleak House)》에 그 극단적인 예가 묘사되어 있지 않은가. 산장을 둘러싸고 벌어진 다툼은 끝날 줄을 모르고 결국 재판에 들어간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산장을 팔아야 할 지경에 이르게 되지만 다툼의 두 주인공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경제학자 노트
위의 예시가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바로 협상은 일종의 무용과 같은 예술이다. 협상자들 끼리 최대한으로 협상의 폭을 좁혀 협의를 달성할 때 비용 낭비와 손실을 최소화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감상평>
이 책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된 경제 이야기를 보다 쉽게 풀이하고 있다. 난해한 경제이론이나 생소한 경제용어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사건을 예로 들어 설명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경제학에서 말하는 경제의 법칙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는 인물과 사건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재미있는 예시를 통해 마치 옛날 이야기하듯이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경제학이 책 속의 학문이 아닌 우리 생활 속의 살아있는 지식이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재테크를 부르짖고 있는 요즘, 이 책이 경제 현상을 보다 체계적이면서도 재미있게 이해하고,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