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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명 : 2년 후, 키르기지아에서 온 편지
저   자 : 출판사 :
분   류 : 언   어 :
분   량 : 205 발행일 : 2007

▣ Short Summary

이 책은 상상속의 유토피아인 키르기지아(Kirghisia)라는 곳을 우연히 방문하게 된다는 설정 아래 그 곳에서 보고 느낀 점 그리고 여러 가지 사건들을 글로 써 친구들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의 소설이다.
작자는 이 책을 통해 너무나 평화롭고 순조롭기만 한 완벽한 이상향의 세계가 2년 동안 전쟁 등의 변수에 따라 폐허가 되어가고 그 속에서 안주하며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했던 인간들 또한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그려 완벽한 사회와 완벽한 인간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평화로움이 주는 행복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도 중요한 일인지 일깨우고자 한다.

완벽한 사회에 사는 행복한 사람들, 적은 근로시간과 높은 생산성, 부패와 불평등, 가난, 질병이 없는 키르기지아라는 곳의 모든 것들을 서간문 형태로 자세히 담고 있다. 매일매일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들과 모든 현대인들에게 간접체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또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을 키르기지아의 변화를 통해 설명한다.

책의 제목 ‘키르기지아의 2년 후’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거기서 행복을 찾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우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현대인의 공허한 마음속을 채우는 양식이 되는 한 권. -역자의 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키르기지아라는 곳의 사람들의 생활상, 교육, 정치, 경제, 사랑 등이 2007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것들과는 사뭇 다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사회를 우리는 유토피아 즉 이상향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꿈만 꿔왔던 사회를 직접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2년 후의 이곳은 과연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이곳이 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루하루를 힘들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지금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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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브레시아에서 태어난 실바노 아고스티는 찰리 채플린이 태어난 곳과 그가 살던 집을 방문하기 위해 런던으로 간다. 궂은일들을 하면서 영국, 프랑스와 독일을 여행하고, 중동과 북아프리카는 중세 순례자처럼 도보 여행을 한다. 이탈리아에 돌아온 그는 로마 국립영화 실험센터를 졸업한 후 2년 동안 모스크바에서 영화와 인간에 관한 연구를 하였다.
수많은 영화와 I pugni in tasca 의 감독인 마르코 벨로키오와 오랫동안 일을 한 뒤 실바노가 만든 Il giardino delle delizie (1967)는 화제의 영화가 된다. 80년대 그는 문학 활동을 시작해 L'uomo proiettile (1984, finalista al Premio Strega), Uova di garofano (1987), La ragion pura (1990) 그리고 Il semplice oblio (2003, prima selezione Premio Strega)와 같은 소설들을 쓴다. 그는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에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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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첫 번째 편지 9
두 번째 편지 21
세 번째 편지 43
네 번째 편지 57
다섯 번째 편지 71
여섯 번째 편지 91
일곱 번째 편지 107
여덟 번째 편지 123
아홉 번째 편지 135
열 번째 편지 147
내가 편지 보낸 친구들 161
2년 후 163
파비오 볼로의 편지 167
키르기지아와의 작별 173
1번 편지 175
2번 편지 181
3번 편지 189
4번 편지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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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췌 번역

(p.23~)
키르기지아, 7월 20일
보고 싶은 친구들에게
이번에 내가 여행하는 키르기지아에 대한 설명이 너희에게 이상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구나.
특히 여기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 활동과 관계없이 어쨌든 하루에 최대 세 시간만 일을 하면서도 충분한 봉급을 받는다는 사실과 그렇게 일해도 나라의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내 말에 찬탄과 불신으로 가득 찬 메시지를 보내왔잖아. 너희들은 여기 사람들이 그런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믿어야 해. 키르기지아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과 일 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행복은 보장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야.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니? 학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방문이 가능한지 물어보았더니 관계자들이 나는 노는데 정신 팔린 아이들과 청소년들로 넘쳐나는 약 열 군데의 공원으로 데려 갔어. 나는 칸막이로 각 반이 구분돼 있는 큰 건물을 상상했는데 말야. 헌데 이곳 공원에는 가는 곳마다 “생명의 골짜기”라고 쓰여 있었어.
생명의 골짜기 1번, 2번, etc.

여기서는 다섯 살 이상의 아이들부터 열여섯 살까지의 청소년들이 뭐든지 해결할 수 있는 어른들의 보호 아래 매일같이 열심히 놀고 있어.
어른들이 그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책임을 진다고 하더구나.
예상대로 점심시간에는 놀기를 멈춰. 왜냐하면 오전 3시간 동안 일을 한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아오거든.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을 기다리며 오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단다.
2~3,000명은 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각자 스스로 만든 놀이를 즐기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광경은 아이들이 마치 로마의 가을 하늘을 찌르레기가 날듯 기하학적인 춤을 추는 모습이었어. 정말 신비로워 보이는 춤동작이었어.
이 세상의 99%의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원하는 건 무엇일까?
당연히 아이들은 모두 놀고 싶어 하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을 실현시켜 주는 곳. 여기 키르기지아에서는 단순히 놀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렇게 매일 논다면 공부는 언제 할까?” 내 동행자에게 이의를 제기했어.
그는 나를 보며 웃더라구.
“그들은 공부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어떻게?”
동행자는 멈춰선 아이에게 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려고 하는지 어떤 신호를 보내더니
“3543x68은?”
노느라 얼굴이 땀으로 젖은 아이는 곁눈으로 몇 초 동안 높은 쪽을 보고는 빠르게 “240,924”라고 대답하지 뭐야.
후에 친구들과 함께 다시 뛰어놀기 시작하는 거야. 그 아이는 학교를 제대로 다닌 것 같지도 않는데 말이야.
“비장은 몸속에서 무슨 역할을 하지?” 라고 물었더니
“피를 맑게 하는 혈소판을 만들어내죠.”
“간은?”
약간 숨이 가쁜 목소리를 고르면서 나를 보며 소년은 계속 대답했어.
“간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중심부에 있으며 포도당으로 불리는 글리코겐의 저장소일 뿐 아니라 소화를 돕는 담즙, 그 밖의 여러 가지 것들을 만들어 냅니다.” 소년은 대답을 한 뒤 웃으면서 놀던 곳으로 갔다. 로마 투스꼴라나에서 겪었던 일이 생각나는군. 어느 고등학교였는데 내 영화 D'amore si vive상영에 대해 토론하는 동안 나는 약 300명 되는 소녀들에게 처녀막(여성의 몸 중에 가장 중요한 막)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보았지. 적막해진 분위기를 깨기 위해 선생님들에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으려고 했지. 그의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무뚝뚝한 선생님은 학교 전체 전학생을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에 초대했었어.
키르기지아의 아이들은 자연이 준 걸작인 신체를 자각하며 성장 한다.
아이들은 사람의 몸을 알고 인간의 몸이 완벽함에 감탄한다. 인간의 몸은 자연이 준 걸작임을 인식하면서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주의해.
내가 놀고 있는 아이들 중에 한명을 중단시킬 수 있을까?
신발을 정리하면서 내 쪽으로 다가오는 소녀에게 물었다.
“영어 할 줄 아니?” 나는 소녀에게 물었다.
“전 5개 국어를 할 수 있어요.” 친절하게 말하더니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도망치듯이 갔다. 분명히 다른 어린이들이 그 소녀를 뒤쫓고 있었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나는 키르기지아인 친구에게 물어봤어.
그 소녀는 각 나이 대에 인기 있는 영화를 10개국의 언어로 상영해 주는 언어의 집을 다녔다고 하더군. 친구는 말했어.
“어쨌든 이곳 아이들은 적어도 4개 국어를 하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모국어처럼 말을 하는 거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