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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명 : 증발한 아버지
저   자 : 키시카와 신 출판사 :
분   류 : 언   어 :
분   량 : 309 발행일 : 2008

▣ Short Summary
사기꾼 아버지를 찾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진짜로 있었다니, 저는 아직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 타카하시 겐이치로
아버지 찾기로 시작되는 자아찾기 이야기 - 카지오 신지
“누추하지만 귀엽다.” 새로운 청춘문학! - 후루야마 토모유키 ([홈리스 중학생] 감독)

만난 적 없는 아버지를 찾는 논픽션 다큐멘터리 드라마

나는 아버지가 없다.
태어나서부터 26년간 줄곧 만난 적이 없으며 왜 없는지, 그 자세한 내막을 어머니나 가족에게 물어본 적도 없었다.
아버지가 없다는 것이 그렇게 희귀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모자가정과 부자가정이 있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인생이 자유롭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러나 그 생각을 일순 변화시킬만한 사실들이 수없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어디에나 있는 그런 ‘아버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본문 중에서]

나의 아버지는 결혼 사기꾼이었다.
영화학교의 졸업 작품 소재로 쓸 요량으로 26년 동안 태어나서 이때까지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캐물었다. 이때 밝혀진 경악스러운 사실들········.
아버지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급작스럽게 결성된 ‘아버지 찾기 로드 무비’ 촬영 팀이 사기꾼 아버지의 행방을 쫒는 과정을 논픽션 다큐멘터리 드라마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형사, 야쿠자 그리고 아버지와 동업을 한 조금 나쁜 사람들과의 위험한 입씨름부터 시작해 아버지의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이복동생들과의 눈물겨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엔딩까지 단숨에 독파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아버지에 관한 정보를 독자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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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키시카와 신(岸川真)
1972년 나가사키 출생. 야마구치대학 인문학부 중퇴, 일본영화학교 졸업. 사토 타다오에게 사사. 조감독, 출판사를 거쳐 프리랜서가 됨. 이후 집필, 편집, 영화제작을 함. 펄 기획제작,카와카미 코이치가 촬영한 영화 ‘프레시!’의 감독과 각본을 맡음 (2009년 공개예정).
저서로는 <빚 중독열도>(무로이 타다미치와 공저), <구만> (이쥬인 히카루와 공저), <츠쿠다지마 · 츠키지마 유람기 - 도시의 섬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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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Chapter 1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향한 여행
Chapter 2 여름 유랑을 나서다
Chapter 3 열파의 고향
Chapter 4 흔들리는 중앙선
Chapter 5 막다른 골목, 도쿄의 가을
Chapter 6 찾아라!
Chapter 7 아버지는 미스터 도넛
Chapter 8 그들은 보이지 않는 조금 나쁜 사람들
Chapter 9 센티멘털 안녕
Chapter 10 브라더 선, 시스터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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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Chapter 1
나에게는 아버지가 없다. 태어나서 지금껏 26년간 아버지를 본 적이 없으며 나는 그다지 아버지에 대해서 궁금해 했던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재학 중인 영화학교의 다큐멘터리 선생님인 야마타니가 졸업 작품으로 아버지 찾기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찍어보라고 제안한다.
나는 야마타니 선생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봄 방학 때 내 고향이자 머니가 살고 있는 나가사키로 향한다. 나는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아버지에 대해 물었고 어머니는 아버지 이야기를 해 준다. 아버지의 이름은 야마모토 요시미츠로 1971년에 나가사키의 한 술집에서 일하고 있던 어머니와 만나 함께 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요시미츠를 만나기 전에 어린 나이에 결혼해 이혼한 경력이 있었으며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가 하나 있었다. 어머니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내 이복형은 나와 9살 차이가 난다. 요시미츠는 직업도 없이 어머니와 함께 외갓집으로 들어가 한량생활을 했으나 그 모습을 참지 못한 외할아버지가 도쿄에 가서 직업을 찾으라고 충고한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도쿄로 가고 1972년, 내가 태어났다.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아버지가 있는 도쿄로 간다. 요시미츠는 직장을 구했지만 무단결근을 밥 먹듯이 하고 어머니가 그 이유를 캐묻자 요시미츠는 도리어 어머니를 칼로 위협한다. 어머니는 그 길로 나를 데리고 나가사키로 돌아온다. 사실 아버지는 결혼 사기죄로 이미 경찰에게 쫓기고 있는 몸이었으며 그 후로 아버지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고 어머니도 아버지를 잊기로 결심한다.

Chapter 2
나는 여름 방학동안 아버지 찾기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첫 번째 목적지는 하카다로 어머니에게 아버지를 소개시켜준 쿠보타 씨를 만나기 위함이다. 쿠보타 씨는 매우 좋은 사람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했다.

Chapter 3
하카다를 떠난 나와 다큐멘터리 촬영 팀들은 나가사키로 간다. 목적은 어머니에게 요시미츠에 대해 더 자세히 물어보고 나가사키에서의 요시미츠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찾기 위해서이다. 어머니는 요시미츠의 사진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지만 항상 감색 정장을 입고 고등 교육을 받은 듯 한 얼굴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기억은 없다고 했다. 그리하여 나는 어머니에게 도쿄에 가서 요시미츠의 부모님 집과 어머니가 나와 함께 머물렀던 집을 찾아가 보자고 제안한다. 나는 이복형에게 요시미츠를 만난 적이 있는지 물어본다. 형은 요시미츠와의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를 말해준다. 형이 어렸을 때, 요시미츠와 둘이서 산책을 갔었는데 형은 어린 마음에 다른 가족들이 요시미츠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고 요시미츠는 그 말에 격분해 형의 목을 졸랐다고 한다.

Chapter 4
오늘은 어머니가 도쿄에 오는 날이다. 어머니는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26년 전 방문했던 요시미츠의 본가를 찾고있다. 그러던 중, 예전에 어머니와 내가 잠시 머물렀던 아파트를 찾고 그 주변에 있는 상인들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조금 얻는다. 아버지는 자신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일체 얘기하지 않았으며 어머니가 말했던 대로 항상 감색 정장을 입고 다녔으며 잘 생긴 얼굴이라고 했다.
나와 어머니 그리고 다큐멘터리 촬영팀은 함께 구청에 가서 아버지의 정보를 캐내려 했으나 그다지 도움이 되는 정보는 얻지 못한다. 또한 도쿄에 있을 때 어머니를 도와주고 아버지를 고용했던 건설 회사 사장부부를 찾기 위해 전화번호 책에 실려 있는 건설회사에 일일이 전화를 걸지만 별다른 수확이 없다.

Chapter 5
어머니는 나가사키로 떠나고 나와 촬영팀 일행 중 하나인 츠토무는 구청을 돌면서 요시미츠와 관련된 서류를 찾으려고 하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 나는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어머니는 6년 전에 나가사키의 번화가에서 요시미츠를 우연히 만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요시미츠를 보자마자 겁에 질려 그 길로 도망을 쳤다고 했다. 나와 촬영팀은 사기꾼인 요시미츠를 조회해 보기 위해 경찰청으로 향한다. 경찰청에서는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개인정보에 대해 알려줄 수 가 없다는 답변을 듣는다. 어머니는 요시미츠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나는 어머니의 전 남편의 성을 따르고 있어 내가 요시미츠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Chapter 6
어머니가 도쿄를 방문한 지 이미 한 달이 지나가지만 아버지 찾기 프로젝트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우리들은 어머니가 요시미츠와 닮았다고 한 탤런트의 사진과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합쳐 전단지를 만들어 집집마다 돌리기로 한다. 요시미츠의 형이 고물상을 했다는 사실을 토대로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요시미츠의 형을 찾는다. 돌아다니던 도중 백발이 무성한 고물상 노인이 고물상들을 관리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잘 알 것이라며 그 사람을 소개시켜준다. 노인이 가르쳐 준 사무실을 찾아갔으나 그 사람의 정체는 야쿠자다. 야쿠자의 부하들에게 오해를 사 꼼짝없이 당할 뻔 하지만 노인이 소개시켜준 그 사람은 의외로 친절했다. 그는 내 아버지를 모르지만 내 설명을 듣고 나서는 요시미츠는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 같다며 찾아 봤자 좋을 것 없다는 조언을 해 준다.
나는 촬영팀과 함께 다시 나가사키로 돌아가 가족들에게 아버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물어보기로 한다. 형은 요시미츠가 옛날에 방영했던 어린이 드라마의 주인공과 똑같이 생겼다며 초상화까지 그려준다.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형이 말했던 어린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보여주자 둘은 말을 잇지 못할 만큼 기분 나빠 한다. 그 드라마 주인공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놀랄 정도로 요시미츠와 닮아서 나는 내 아버지의 얼굴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가 있게 되었다. 어머니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바로 날 불러 어머니의 과거와 요시미츠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요시미츠를 만나기 전 어머니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너무도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으나 그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부모의 반대에 부딪쳤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를 끝까지 사랑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의 미래를 위해 그를 떠나기로 결심했고 마음이 약해졌을 때 마침 나타난 요시미츠가 믿음직한 남자같아서 결혼을 결심했던 것이다. 어머니는 요시미츠를 전혀 사랑하지 않았다고 했다.
26년 전 요시미치의 협박에 도쿄를 떠나 나가사키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머니에게 경찰이 찾아왔다고 한다. 경찰은 파친코 집의 딸이 결혼 사기를 당했는데 그 사기꾼이 바로 요시미츠였으며 어머니에게 요시미츠에 대해 묻기 위해 온 것이었다. 어머니는 요시미츠라는 이름으로부터 재일한국인일수도 있다는 말도 해준다.

Chapter 7
나는 나가사키를 떠나기 전 어머니가 예전에 일했던 술집에 가서 요시미츠에 대해 물어본다. 술집 오너는 요시미츠와 관련된 사람의 이름과 소재지를 가르쳐준다.
그가 후쿠오카에 살고 있어서 나는 후쿠오카로 그를 만난다. 나가세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요시미츠를 부동산 브로커로 알고 있었다. 요시미츠는 부동산 브로커 행세를 하며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 모양이었다. 나가세에게 들은 바로는 요시미츠는 만주 출신이라고 했다.
나는 아버지와 친하게 지냈다는 나가사키 출신의 바 마스터를 찾기로 결심한다. 바 마스터의 이름은 아자이로 지금은 시멘트 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친절하게도 요시미츠에 관한 여러 정보를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그 날 밤, 전단지를 봤다는 한 남성이 나에게 전화를 해 만나기로 한다. 그의 이름은 마키무라로 부동산을 하고 있으며 요시미츠에게 사무실을 중개해 줬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요시미츠에게는 어머니와 파친코 딸 이외도 결혼 사기에 휘말린 여성이 한 명 더 있다고 했다.

Chapter 8
아자이 씨에게 어머니가 도쿄에 살 때 도움을 줬던 건설회사 사장 부부 집을 가르쳐줘 나와 촬영팀은 사장 부부 집을 찾아 나선다. 유감스럽게도 그 날은 사장 부부가 외출 중이어서 이틀 후 만나기로 약속한다. 사장 부부는 매우 친절했지만 아버지에 대해서는 말 꺼내기를 싫어했다. 나는 애 타는 마음에 아버지에 대해 얘기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사장 부부는 나를 모욕한다. 나는 욱하는 마음에 폭력을 휘두를 뻔 하고 사장 부부는 나를 집에서 쫓아낸다. 나는 부부에게 사과를 하려고 했으나 다시는 그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나는 아자이 씨 덕분에 요시미츠의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의 집도 찾았는데 그녀는 요시미츠에 대한 내 질문에 부정만 하고 자신은 요시미츠라는 사람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집에서 발견한 시계에 요시미츠가 한 때 운영했던 사무실의 이름이 각인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녀가 요시미츠의 어머니이며 내 할머니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Chapter 9
할머니는 더 이상 나를 만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을 찾아오지 말라고 한다. 그 뒤로 그녀를 몇 번이나 찾아갔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나와 촬영팀은 야마타니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이쯤에서 지금까지 촬영했던 테이프를 편집하기로 한다. 내 아버지, 요시미츠를 찾지는 못했지만 나는 이 졸업 작품이 끝나더라도 계속 찾기로 결심한다.
우리들의 졸업 작품은 그다지 호응을 얻지는 못했지만 무사히 졸업하게 해주었다.
졸업 후, 어머니와 결혼을 약속했다가 헤어져야 했던 그 남성을 만나러 후쿠오카로 향한다. 아마노라는 이름의 남자는 나를 흔쾌히 만나주었다. 아마노는 나의 아버지 찾기 계획을 응원해주며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준다.

Chapter 10
졸업을 하고 7년이 지난 지금 나는 졸업 작품을 함께 만들었던 촬영 팀 친구들과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어머니는 좋은 분을 만나 재혼해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신다.
나 또한 나를 이해해주는 여자 친구를 만나서 나름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아버지 찾기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만났던 형사 분의 도움으로 나는 내 이복 누나와 이복 남동생도 찾는다. 나는 앞으로도 아버지를 계속해서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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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췌
(p.21 ~ 23)
“무슨 일이야?”
“실은 배가 고파서 말이야, 통조림을 먹으려고 했어. 그런데 통조림 따개가 없는 거야. 그래서 화장실 문으로 통조림을 부숴서 내용물을 꺼내려고 했거든.”
이놈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한 손에는 이리저리 움푹 팬 통조림을 꽉 진 채였다. 비참하게 움푹 팬 통조림으로부터 내용물을 쭉쭉 빨아먹으며 자신의 빈속을 채우려는 노부를 보고 있자니, 나는 왜 이런 강행군의 무전여행을 여자 하나 없이 계속하고 있는지를 멍하니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원래의 목적을 잊어버릴 것만 같은 여행이었다.
이 여행은 내 아버지를 찾는 다큐멘터리를 위한 것이다. 자기 전, 술을 마시고 있는데 아저씨 한 분이 물었다.
“너희들, 여름 방학동안 무전여행을 하는 모양이지? 학생이니?”
“아니에요. 저희들은 얘 아버지를 찾는 여행을 하고 있어요 (나를 가리키면서). 돈은 있기는 있어요. 그래도 언제 찾을지 모르니깐 돈을 아껴야 해서 이 기차를 타고 있는 거예요.”
코지는 혀가 꼬부라지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렇구나. 아버지를 찾는단 말이지? 그러면 네 아버지는 증발해 버린 거냐?”
‘증발’이라는 단어는 알맞지 않다.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도망친 것이다. 그 이후부터 아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정을 설명하기는 너무 피곤했다. 나는 흥미진진한 아저씨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불쌍하구나. 얼마나 만나고 싶을까·······.”
아저씨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아버지에 대한 애정은 없다. 나는 아저씨의 그 말 또한 건성으로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술도 적당히 마셨겠다, 타인의 호기심을 채워줄 마음 또한 없어서 아무렇게나 드러누워서는 눈을 감았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지 4개월이 지났다. 모두 남자들로 구성된 아버지 찾기 촬영 팀은 이렇게 성과 없이 지루하기만 한 활동을 하고 있다.
노부도 통조림 속의 즙을 모두 마시고서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잠들었다. 일어나 있는 사람은 나 혼자뿐인가? 시계는 오전 세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목적지인 후쿠오카에는 어머니와 어머니를 이어준 중요한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남자가 살고 있다.
곧 아침이 올 것이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우리들은 하카다 역에 도착했다.
어제 밤의 소동 때문에 형편없이 망가진 모습으로 기차에서 내리자 이번에는 여름의 열기가 우리들을 확 덮쳤다. 아키타 출신으로 큐슈는 처음 와본 노부가 소리를 질렀다. 이어서 곧장 플랫폼의 수돗가로 뛰어가 어제 밤에 마신 술과 안주를 남김없이 개워내는 럭비 선수, 츠토무.
재빨리 하카다 역의 도시락을 사는 코지.
역 이름을 보며 노선도와 비교하면서 혼자서 기뻐하고 있는 요시.
각 자 제 멋대로의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게도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p. 181 ~ 182)
“역시 말해주기 싫은 거야?”
“미안하구나, 도움이 되지 못해서·········. 하지만 그 때 이야기만큼은 정말 하기 싫어. 할아버지도 죽을 때 까지 너에게 비밀로 했지. 나도 마찬가지란다.”
“그렇구나. 억지로 말해주지 않아도 돼. 마지막으로 묻겠는데 이 그림은 누구 같아?”
나는 방금 전에 형이 그려준 아버지 초상화를 보여주었다. 할머니는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때 형이 왔다.
“이건 형이 그려준 야마모토 초상화야. 닮지 않았어?”
테츠 형도 할머니가 뭐라고 말할지 흥미진진한 듯이 옆에 앉아서 몸을 내밀었다.
“안 닮았어.” 할머니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형을 쳐다봤다.
형도 “닮지 않았구나.”라며 웃었다.
“그래도 얼굴의 특징은 잘 잡았네. 나는 그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야.”
할머니는 이 그림이 재미있는지 소리를 내서 웃고 있었다.
츠토무와 코우도 심각했던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것처럼 보였는지 웃고 있었다. 그 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가 집에 돌아온 것이다. 계단을 서둘러 올라가서는 다시 내려왔다. 오늘은 그레이 투피스에 검은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놔두고 간 물건이 있어서·····. 어머, 츠토무랑 코우도 왔구나. 뭐가 그렇게 웃긴 거야?”라며 어머니가 상 위의 그림을 쳐다봤다.
“누구야?” 어머니가 물었다.
“아버지야.”
“안 닮은 것 같아. 만화 캐릭터 같은데?”